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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지식/경제, 시사

관광의 천국 태국에 트랜스젠더가 유독 많은 이유는?

by 하루발전 2025. 5. 13.

태국에 트랜스젠더가 많은 이유 – 문화, 종교, 사회의 독특한 배경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성별과 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성 정체성을 존중하고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같은 개념도 더 이상 낯선 주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아직까지 보편적이지 않은 국가들도 많습니다. 그에 비해 태국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트랜스젠더 인구가 많고,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태국에는 트랜스젠더가 유독 많고, 또 비교적 관용적인 문화가 형성되었을까요? 아래에서 그 이유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사회적 위치와 문화적 관용

태국에서는 트랜스젠더가 대중적으로 활동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뷰티 대회나 방송, 연예계에서 활약하는 경우도 많고, 그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뽀이 트리차다(Poyd Treechada)'가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미인대회 우승 이후 배우로 전향해 인기를 끌었으며, 개인적인 이야기로는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남성과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디어에서 트랜스젠더가 자주 등장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주목을 받는 경우가 있다 보니, 대중의 인식도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편입니다. 사회 전반에서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거나 배척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불교 문화의 영향

태국은 국민의 약 90% 이상이 상좌부 불교를 믿는 나라입니다. 불교에서는 '선악의 판단'보다는 업(karma)과 윤회에 대한 믿음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타인의 삶이나 정체성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 문화적 기조가 있습니다. 이것이 성 정체성에 대한 개방성과 관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즉, "남이 어떤 삶을 살든 그것은 그 사람의 업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성별 전환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을 덜 느끼게 만드는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랜스젠더 인구 규모와 제도적 환경

태국 정부는 트랜스젠더 인구에 대한 공식 통계를 집계하지 않지만, 여러 국제기구나 민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5%가 트랜스젠더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편으로, 그만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트랜스젠더 인구가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부 지역이나 기관에는 트랜스젠더 전용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고,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도 징병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전환 여부에 따라 면제를 받는 경우도 있으며, 관련 규정이 해마다 갱신되고 있습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와 사회적 수용

태국의 또 다른 특징은 트랜스젠더가 단순히 예능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사, 공무원, 민간 기업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차별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타국에 비해 취업 기회가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산업이 GDP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에서는 서비스직 여성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트랜스젠더들이 그 빈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우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수월한 환경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태국과 한국의 비교

한국과 비교해볼 때, 태국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확실히 높은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성별 이분법적인 사고가 강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법적 성별 정정, 취업, 군 문제 등에서 제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태국은 아직까지도 법적으로 성별 정정이 쉽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폭은 훨씬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국에 트랜스젠더가 많은 이유는 단순히 수술의 자유도나 문화적 유행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회 전반의 수용적 분위기, 불교의 영향, 실질적인 취업 환경, 미디어의 긍정적 역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트랜스젠더에게 비교적 안정된 삶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제도적 문제나 차별도 존재하지만, 아시아 지역 내에서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서 태국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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